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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리뷰

[게임리뷰]벌룬컵 - 올해의 게임상

by 샘통쌤 2011.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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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BALLOON CUP

Title. 올해의 게임상 후보에 올랐던 벌룬컵입니다.

박스와 내용물 얘기 하기 전에 잠시 디자이너에 대해 얘기해보면 이 작품의 디자이너 Stephen Glenn란 분은 사실 기존 보드 게임 유저들에게도 몹시 생소한 이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Stephen Glenn란 분이 사실은 보드 게임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고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고 취미로 게임을 디자인 하는 아마추어 디자이너입니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게임상에 후보로 오른 게임은 무조건 다 훌륭하다 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아마추어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퍼블리싱으로 이어지고 주목받는 신작이 되기도 하는 독일 보드 게임의 저변이 부러워지는 입니다.

일단 게임 내용물은, 조각 보드 4장, 풍선이 그려진 카드들, 우승컵이 그려진 카드들, 점수를 나타내는 나무 조각과 나무조각을 뽑기 위한 주머니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풍선이 그려진 카드들을 보면, 일단 5가지 색의 카드가 있고 높은 숫자의 카드는 더 멀리 보이고, 낮은 숫자의 카드는 더 가깝게 보이도록 카드에 있는 기구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게 그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각 보드의 산과 평지 옆에 붙게 되는 카드의 모습도 상당히 어울리는 편입니다.



About the Game


일단 게임은 양쪽으로 나눠진 플레이어의 진영에 카드를 붙여 경쟁하는 타입의 게임입니다. 로스트시티나 쇼텐토텐 그리고 시저와 클레오파트라 등 이런 류의 2인용 게임이 제법 됩니다. 이들 게임은 쉬운 룰과 경쟁을 부추키는 게임성이 특징인데, 더 좋은 카드를 기다릴 지, 아니면 지금 승부수를 던질지, 상대의 손엔 어떤 카드가 있을지 등 간단하면서도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벌룬컵은 이런 느낌을 충실히 살려내면서 좀 더 빠른 템포로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산과 평지로 되어 있는 4곳의 장소에 열기구를 띄워 경쟁하게 됩니다. 산은 더 높은 카드를 붙이면 승리하고, 평지는 더 낮은 카드를 붙여야 유리합니다. 열기구가 띄워지는 4곳의 무대는 많은 승점이 걸린 대신 더 많은 카드가 붙어 있어야 채점이 일어나는 곳과, 쉽게 채점이 일어나는 대신 걸려있는 승점이 적은 곳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정해진 수만큼의 카드가 놓여지면 해당 무대의 승패가 갈리고 승자가 승점을 얻게 됩니다. 채점이 끝난 곳은 산과 평지가 뒤바뀐 채로 새로이 승점이 걸리며 게임이 계속됩니다. 이런 식으로 경쟁하다가 특정 색 승점의 과반수를 모으면 우승컵을 얻을 수 있고 3개의 우승컵을 먼저 얻는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게임은 한번에 1장의 카드를 붙이고 1장의 카드를 받는 식으로 평범하게 진행되는데, 각 무대의 승리조건이 제각각 인데다 카드를 사용할 때에 상대방 쪽에 붙여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 게임의 묘미를 살려줍니다. 가령 높은 카드를 붙여야 유리한 산지에서 낮은 카드를 상대쪽에 사용하거나 하는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낮은 숫자와 높은 숫자가 다 나름대로 가치를 갖게 됩니다. 또한, 상대가 카드를 모두 채워버리면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좋은 카드를 얻기 위해 한 타이밍 기다리는 것은 자칫 상대의 견제를 초래하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찌르고 보는 것이 게임의 요령이죠.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인 게임의 템포는 아주 빠르게 느껴집니다.



Point

게임의 승리조건인 3개의 우승컵을 얻기까지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여러 번의 싸움을 거치게 됩니다. 여러 번의 작은 경쟁이 한 플레이어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기 치고 받는 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게임에서 카드운에 의한 일발장타 같은 상황은 드물게 펼쳐집니다. 하지만 게임의 밸런스적인 면에서는 아주 잘 잡혀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일진일퇴의 공방이 반복되는 게임 분위기가 게임 후반까지도 이어져 끝까지 승리를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을 유지시켜줍니다.

벌룬컵은 한수한수 치밀하게 상대를 제압하기 보다는 순간순간의 빠른 판단을 요구하는 게임성을 요하며, 한두 번의 패배가 게임 전체에서 주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나에게 나쁜 카드는 상대에게 붙여버릴 수 있는 게임특성상 카드운이 한 플레이어에게 특별히 유리하게 돌아가는 일은 드뭅니다.

따라서 게임의 전체적인 전략은 모든 장소에서 이기려는 미련을 버리고 중요한 곳은 꼭 승리하고 필요없는 곳은 내주는 식으로 잡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pilogue

이전에 어느 보드 게임 커뮤니티에서 한 게이머의 고민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의 고민은 여자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할 때, 이기면 상대가 흥미를 잃어버리고, 져주면 눈치채고 기분 상해하여, 표 안 나게 져줄 수 있는 게임이 뭐 없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생각난 게임이 바로 벌룬컵이었습니다. 후반까지 누가 이길지 모르다가 한 템포만 늦춰주면 바로 표 안 나게 져줄 수 있는 게임으로 사실 이만한 것도 없겠더군요.

게임 중 파란색이나 회색의 카드의 큐브가 많이 뽑히게 될 경우, 지고 있는 플레이어가 카드를 내지 않고 버티게 되어 게임이 루즈해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이에 대해 언제나 회색 또는 파란색 큐브의 과반수가 보드 위에 나올 경우, 다시 뽑는 규칙을 권하고 있더군요.